1449年, 明國, 皇帝, 들판에서 뒹굴다 (2)

거시기 없는 놈들에게 목숨 다음으로 중요한 건 역시 권세와 돈.
그러니 허구헌 날 찾아와서 뻥튀기로 은을 받아가는 오이라트 오랑캐들이 마음에 들리는 없을 터였다. 당연히 자신의 창고로 들어와야 할 공짜 은이 팍팍 빠져나가는데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는가.
그런 차에 에센이 정신줄 놓아 버린 잔꾀를 부려 조정에서도 부담스러워 하니, 대세는 왕진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중이었다.
해서 왕진이 내린 특단의 조치.

계산은 정직하게. 온 놈들 수만큼만 돈 받아가셈.

그리고 이걸로는 좀 아쉬우니, 1+1 사은행사.

니네 말 너무 비쌈. 20%만 받고 꺼지셈.

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에센의 심기를 왕창 긁는 일이 또 있었다. 바로 명 공주를 얻으려던 에센의 구혼을 명에서 거절한 것.
따져보면 이 일은 명 조정이 잘못보다는 정신 나간 통역관이 제대로 건수 친 거였다. 통역관 중 마운(馬雲)이란 자가 에센이 마련해 놓은 뇌물에 눈이 뒤집혀 책임지지도 못 할 허세를 부린 것.

황제가 허락했음. 님하 슬슬 결혼 준비하셈.

해서 기분이 무척이나 업된 에센. 선물로 말 1000필을 보내는 성의를 보여준다. 보여주지만...
명 조정이 허락할 리 없었다. 제대로 보고도 받지 못한 오랑캐의 구혼 요청을 "통역관이 그랬음? 그럼 어쩔 수 없지, 뭐.", 하고 인정할 만큼 명 조정이 정신 없는 건 아닐 테니까. 
당연한 얘기겠지만 에센이 이런 거듭된 수모를 당하고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. 이미 쪽은 쪽대로 팔려버렸고, 돈은 돈대로 못 벌고 손해만 왕창 봤으니 남은 건 단 하나.

목 깨끗이 닦고 기다리고 있으셈, ㅆㅂㄹㅁ들아.

그렇게 시작된 오이라트의 침공. 그리고 오이라트 기병의 말발굽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변경.
상황이 이렇다 보니 왕진도 긴장을 타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.

이대로라면 내 고향 울주(蔚州)가 조낸 위험해!

그렇게 똥줄이 바짝 타들어가던 애향(愛鄕) 중년 왕진. 결국 결단을 내리는데...

by 악희惡戱 | 2008/12/12 15:37 | 歷史 | 트랙백 | 덧글(4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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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mmented by 한단인 at 2008/12/13 11:07
[내 고향 울주(蔚州)가 조낸 위험해!]

앞날을 예고하는 절묘한 복선이라능...

그 절묘한 처리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 1인

Commented by 시니키 at 2008/12/13 14:56
오오 고향사랑 정신...굽신굽신...
Commented by 곰돌군 at 2008/12/14 15:52
안녕하세요 벨리에서 보고 왔습니다 재미 있게 잘쓰셨네요^^.
이다음이 그 유명한 토목보의 변이군요.. 왕선생의 최후는 과연
어찌 묘사될런지.
Commented by 악희惡戱 at 2008/12/14 17:12
한단인 님/ 어떻게 하면 잘 썼다고 할지 고민했다능...
시니키 님/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... 굽신굽신...
곰돌군 님/ 재미있게 봐주셨다니 그저 감사할 뿐이죠^^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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